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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3 23:09 black_H의 잡담



어찌 이리 내 심정을 잘 표현했을까 ㅜㅜ


사실 블로그에서는 별로 티를 안내지만 내 직업은 프로그래머다.
다이렉트X 를 이용하여 시뮬레이터를 만들고 있다. 제작년 일이지만 서울메트로 교육관에 설치되어 있는 지하철 시뮬레이터의 영상처리 부분은 내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러한 결과를 생각하면 참 뿌듯한 일이다. 시뮬레이터에서 영상처리라는것은 사실 시뮬레이터의 핵심부 라고도 할 수 있다. 

작년에 비슷한 분야의 다른 회사에 정착하여 1년여를 생활하였다. 분명 예전 회사보다 좋은 환경에 더 좋은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고 근무시간도 조금 더 나은수준(그래봤자 개발자의 야근이 어디 가겠느냐만은) 이지만 난 오히려 요즘 개발자에 대해 회의를 느끼곤 한다. 

예전 회사는 사장님이 개인사업으로 외주를 받아 하는 소규모 개발회사였다. 
모든것이 열악하였지만 사장님 본인이 게임쪽부터 차근차근 밟아와 실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나는 그분의 조언만 듣고도 든든하였다. 또한 개발 프로세스를 잘 알기때문에 하청업체 였지만 상급업체에게 기간을 명확하게 잘 설정하여 내가 개발하는데 적어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가며 일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쉬면서 할수있는 공간, 먹은것들은 참 잘 챙겨주셨다.

서울 가본사람하고 안가본 사람하고 싸우면 서울 안가본 사람이 이긴다고 했던가... 지금 회사는 그런쪽 업무를 해봤지만 사실상 개발이란게 뭔지 모르고 하도급방식으로 일했던 분들이 많은지라 개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사실 합리적인 서구사회라면 어떤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여 고용했다면 어떤 기술처리에 관련된 일을 할때는 그 사람의 의견을 듣고 하는게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다니는 회사 뿐 아니라 전반적인 프로그래머들을 고용한 회사들은 개발자의 말을 듣지 않는다. 가장 심각한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이란게 부품에 나사 조이듯이 손이 빨라지면 빨리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솔직히 생산시에도 작업자가 피로도가 쌓이면 불량이 나오고 다칠 수 있다. 하물며 하루하루 기술을 개발하고 도전해야 하는 업무를 가진 개발자에게 쉴시간 쪼개서 빨리 만들라고 재촉해 봐야 제대로 나올 턱이 없다. 설령 어거지로 나온다 해도 그 버그는 누가 책임질건지 불보듯 뻔하다. 

심지어는 제대로 된 개발을 해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해보지 않은 분야의 일을 너무 쉽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간관리자가 그렇게 나오기 시작하면 개발자는 사기가 떨어지고 의욕이 꺽인다.

요즘 내가 받는 스트레스는 그것이다. 난 내가 맡은 일을 완수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조율해야 할 팀장이 내가 설정하지도 않은 기간을 강요한다면, 그 강요한 시간이 버퍼시간은 커녕 내가 생각하는 최소한 지켜져야 할 시간조차 보장되지 않음을 느끼면 심리적으로 대단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한 스트레스는 업무능률 저하로 이어진다.

뭐 만약 그렇게 되서 일이 어그러 졌을때 나한테 책임을 지게하지 않으면 그나마 가볍겠다. 하지만 사회생활에서 그럴리가 없다는것 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결국 나는 억지춘향으로 그 안을 받아들이고 문제가 생기면 내탓이 되어버리고 만다.

만약 개발품을 못만들 정도로 시간이 부족하다면 영업을 잠시 정지 해서라도 결과물을 보는게 우선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물론 영업을 하는 입장이나 금전적 리스크를 가진 경영자의 맘을 모르는건 아니지만 어차피 개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도 못지킬 정도로 촉박하다면 그건 팔지 못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시뮬레이터의 경우 시스템 프로그래밍이다. 서버에서 계산을 하고 나는 그러한것들을 보여주고 각각의 다른 모듈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규모가 적지않은 시스템 프로그래밍이 애초에 6개월, 1년만에 나올리가 없다. 그런데 심지어 나는 데모라는 명목으로 순수 개발기간 3개월조차 제대로 못지켜진 상황이다. 이럴때 내가 받는 스트레는 얼마일지 아마 개발회사에서 개발을 해본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덕분에 나는 취미생활, 자기개발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반납하고 내 휴식시간마져 없애가며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블로그를 현재 제대로 관리를 못하는것도 이 이유중 하나이다.

물론 나는 이일을 제대로 해내고 싶다. 결과물이 실제 제품으로 돌아갈 때의 성취감을 나는 대학교 실험실에서 부터 맛봐왔다.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개발하고 별 상관도 없는 것 때문에 의욕이 꺽이고 있다. 개발자는 기계부속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개발자에게만 해당되는것도 아니다. 제품/건축 설계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고 무언가를 만들어 내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실상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술을 가진 사람을 상당히 우습게 안다. 산업을 이끌어가는 개발자는 천대받고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생, 공무원들은 우대받는다. 2010년이 된 지금도 사농공상이다.

정보사회라는 말도 식상해 졌다. 이미 우리사회는 IT를 빼놓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왜 IT를 다루는 사람들의 처우는 전혀 바뀌지 않는걸까.... 만약 내가 자식을 낳는다면 난 내 자식에게 이일을 하라고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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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ack_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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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rte 2010.03.24 09:47 신고  Addr  Edit/Del  Reply

    고생이 많으십니다. 힘내십쇼....

  2. 구차니 2010.03.24 11:18 신고  Addr  Edit/Del  Reply

    DirectX 라니 멋지세요 ㅠ.ㅠ
    후우. 전 언제 그렇게 멋진걸 해보려나요..

    • black_H 2010.03.24 13:19 신고  Addr  Edit/Del

      생각처럼 멋지지는 않습니다 ㅋ
      전 차라리 알고리즘과 패턴으로 승부하는 프로그래밍 쪽으로 가고 싶어요 ㅜㅜ
      다이렉트X는 수학하고 싸울뿐이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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